현행 국민연금 제도와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32년 뒤인 2055년에 국민연금 기금이 소진된다는 정부의 재정추계 결과가 나왔다. 5년 전 추계 당시 2057년보다 2년 앞당겨진 것이다.
국민연금 지난해 11월 말 기준 수익률 -4.93%
국민연금의 운용수익률이 지난해 11월 말 기준 마이너스(-) 4.93%를 기록했다. 녹록지 않은 시장 환경에서 손실액이 이미 47조 원을 훌쩍 넘어 12월까지 합산한 연간 운용수익률도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지난 27일 국민연금에 따르면 지난해 연초 이후 11월까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전체 수익률이 -4.93%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월인 지난해 10월 말 수익률 -5.29%보다 0.36% 포인트 개선된 수치다. 또한 같은 기간 손실액은 약 47조 7000억 원으로 전월(51조 원)보다 약 3조 3000억 원 줄어들었다. 이로써 기금 규모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 920조 4300억 원으로 전월 대비 5조 940억 원 증가했다.
"저출산·고령화 가속"…더 악화될 가능성도
출산율이 더 악화될 경우 고갈 시점은 더 앞당겨질 수 있다. 재정추계전문 위는 현재 이 시나리오에 대해 계산 중이며, 오는 3월 최종 재정추계 결과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국민연금 보험료를 낼 가입자는 줄고 연금을 받을 수급자가 증가함에 따라 국민연금 수입은 감소하고 급여지출은 늘어날 전망이다. 65세 이상 인구 대비 연금 수급자 비율은 올해 44%로, 47년 뒤인 2070년에는 84.2%에 도달한다.
실질경제성장률과 실질임금상승률이 하락하는 등의 거시경제 변수에 따라 보험료 수입은 단기적으로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역가입자 비중과 납부예외자 비율이 하락한 점은 재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기금투자수익률은 2093년까지 연평균 4.5% 수준이라는 전망이 제시됐다.
당해연도 보험료 수입만으로 당해연도 급여지출을 충당한다고 가정하는 경우 필요한 보험료율을 뜻하는 '부과방식비용률'도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올해는 소득 대비 6% 수준이지만 꾸준히 늘어 2080년 34.9%로 최고치를 찍고 다시 소폭 감소할 전망이다. 월 소득의 약 35%를 연금으로 내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
3월 시나리오별 추계 확정…연금개혁 반영
정부는 3월 중 다양한 개편 방향을 반영한 최종 추계 결과를 발표한다. 이후 9월까지는 정부의 연금개혁 방향이 담긴 종합운영계획안을 마련한다. 10월 중엔 국회에 제출해 관련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현행 국민연금 운용 방향을 획기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현재 약 900조 원 규모의 기금은 덩치만 클 뿐 효율적 운용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간의 방만한 운영체제가 현재의 부작용을 낳았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많은 사람이 고갈 시점 단축을 이미 예상한 만큼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과 교수는 "저출산, 고령화와 세계경제 위기 등 국민연금 고갈 시점 단축은 누구나 예상했던 결과"라며 "1000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기금을 가지고도 이를 제대로 운용하지 못해 보험료를 올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보험료율 조정과 함께 기금 규모를 쪼개 효율적으로 활용해야한다. 자산운용 전문가를 영입해 수익 위주의 경쟁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답"이라며 "국민연금 공단 소재지도 전주가 아닌 서울로 옮겨 금융 기관과의 빠른 소통과 업무 협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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